영탁 '허허', 웃자고 건네는 인생 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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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탁, 어비스컴퍼니 |
· 영탁의 '허허'는 정규 3집 'GOGO'의 여섯 번째 트랙이에요
· 빈손으로 왔다 가는 인생, 미련은 내려놓고 웃자는 이야기를 담았죠
· 신나는 무대로 춤추게 하던 영탁이 이번엔 어깨를 토닥여 줍니다
영탁의 정규 3집 'GOGO' 열두 곡 가운데, 여섯 번째 자리에 제목이 딱 두 글자인 곡이 있어요. '허허'. 웃을 때 나는 그 소리가 그대로 제목이 됐죠. 타이틀곡 '꺾어'처럼 시원하게 몰아치지도, 화려하게 꾸미지도 않은 곡인데요. 그런데 이 한 곡이 앨범 한가운데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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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손에 쥐었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안개 같았다는 이야기로 문을 열어요. 어제까지 청춘이라 큰소리쳤는데 거울 속 머리는 어느새 하얗게 세어 있고요. 뭘 그렇게 채우겠다고 잠도 줄여 가며 달려왔느냐고, 노래가 조용히 묻습니다. 자식 키우고 집 한 칸 마련하느라 밤잠 설치던 세월이 떠오르는 대목이에요.
그런데 '허허'는 거기서 울지 않아요.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면 그만이라고, 미련일랑 내려놓고 웃으며 걸어가자고 합니다. 인생이 한나절 소풍 같다는 말이 나올 때쯤이면, 무겁던 어깨가 스르르 풀리는 기분이 들어요. 위로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위로가 되는 노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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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탁은 이번 앨범에서 열두 곡 중 열한 곡의 작사·작곡·편곡에 이름을 올렸어요. '허허'도 그 가운데 한 곡입니다. 신나는 노래로 무대를 달구던 가수가, 마흔이 갓 넘은 나이에 인생을 한참 더 산 사람 같은 이야기를 써낸 셈이에요.
곡 순서도 눈여겨볼 만해요. '허허' 바로 뒤 일곱 번째 자리에는 '낡은 라디오'가 있어요. 쉽게 버리지 못하는 아버지의 오래된 라디오를 통해 지나간 시간과 가족을 떠올리는 곡인데요. 인생을 돌아보는 '허허'에서 가족을 떠올리는 '낡은 라디오'로 이어지는 흐름이, 순서대로 들을 때 훨씬 깊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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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은 지난 9월 14일 오후 6시에 나왔어요. 2023년 8월 'FORM' 이후 3년 만의 정규 앨범이라 기다린 팬이 많았죠. 발매 일주일 전인 9월 7일에는 공식 SNS로 하이라이트 메들리가 먼저 공개돼, 1번 '펭귄'부터 12번 'PACEMAKER'까지 열두 곡을 짧게 미리 들을 수 있었어요. '허허'도 그때 잠깐 스쳐 갔는데, 온전한 맛은 역시 발매 뒤에 알 수 있었습니다.
펑크와 팝, 록까지 오가는 앨범 안에서 '허허'는 흥보다 마음을 앞세운 트로트예요. 앞 곡들이 신나게 달린 뒤라, 이 곡에서 숨을 한 번 고르게 되는 자리이기도 하고요. 앨범을 끝까지 들어야 보이는 매력이라는 말이 딱 맞습니다.
오늘 하루도 여러 가지로 애쓰셨을 텐데요. '허허' 한 곡 틀어 놓고, 노래 제목처럼 한 번 웃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영탁이 건네는 그 웃음이, 생각보다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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