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원 한국인의 밥상 15주년 특집 전어 삼합

이찬원 전어 삼합 트로트 한국인의 밥상 9월 09, 2026

이찬원, 그레이스이엔엠

오십여 시간을 날아온 손님, 그리고 이찬원

이찬원이 한국인의 밥상 십오주년 특집 이부에서 아주 먼 길을 온 손님과 팀을 이뤘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황진이 씨가 그 손님입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오십여 시간을 날아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에서 이틀을 넘게 보내야 닿는 거리입니다.
두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도 마찬가지로 이틀이었습니다.
짧은 이틀 안에 한국의 밥상을 어떻게 보여 줄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이 특집에는 최수종과 윤주모도 각자의 손님과 함께 나섰습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저마다 다른 길을 걸으며 다른 밥상을 만나게 되는 구성이었습니다.
이찬원이 고른 길은 바다였습니다.

이찬원, 그레이스이엔엠

충남 서천군 월하성항에서 만난 제철 햇전어

두 사람이 함께 향한 곳은 충남 서천군 월하성항입니다.
이찬원은 황진이 씨와 나란히 배에 올라 바다로 나갔습니다.
제철을 맞은 햇전어를 직접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가을 바다에서 전어가 가장 반가운 때입니다.
시장에서 재료를 사 오는 대신 나는 자리로 곧장 나간 셈입니다.
함께 배에 오른 분은 예순셋의 김의성 선장입니다.
오랜 세월 이 바다에서 일해 온 분입니다.
낯선 배 위에서 황진이 씨는 막 올라온 햇전어를 마주했습니다.
발밑이 출렁이는 자리에서 처음 마주한 한국의 가을 바다였습니다.
이찬원도 그 곁에서 첫 수확의 순간을 함께 지켜봤습니다.
멀리서 온 손님에게 건넨 첫 인사가 바로 이 바다였습니다.

이찬원, 그레이스이엔엠

초장이 없던 상, 전어회 삼합의 방식

선장이 내민 전어회 곁에는 초장이 없었습니다.
회라고 하면 초장부터 떠올리기 쉬운데 이곳은 달랐습니다.
대신 상에 오른 것은 묵은지와 집된장이었습니다.
전어회에 묵은지와 집된장을 곁들이는 전어회 삼합입니다.
묵은지의 새콤함과 집된장의 구수함이 전어 한 점 위에 함께 얹히는 방식입니다.
선장이 손님에게 직접 알려 준 상차림이었습니다.
황진이 씨는 그렇게 한국 바다의 참맛을 전수받았습니다.
처음 접하는 조합이었지만 한 점에 담긴 맛이 분명했습니다.
이찬원도 그 상 앞에서 같은 맛을 나눴습니다.
초장이 없어도 아쉬울 틈이 없는 상이었습니다.

이찬원, 그레이스이엔엠

황진이 씨의 마음을 움직인 선장의 이야기

황진이 씨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맛만이 아니었습니다.
척박한 바다 일터에서도 가족의 밥상을 지켜 온 선장의 이야기였습니다.
매일 바다로 나가는 이유가 결국 가족이라는 뜻이었습니다.
바다 일이 고되지 않은 날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상을 비우지 않고 지켜 온 세월이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황진이 씨는 그 안에서 한국인의 마음가짐을 살폈습니다.
이찬원 역시 그 이야기를 곁에서 함께 들었습니다.
먼 길을 날아온 손님에게는 오래 남을 이야기였습니다.
밥상 한 상에 사람의 세월이 함께 놓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일곱 사람이 나눈 숯불 전어구이와 이틀간의 밥상

여정의 끝에 일곱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서로 다른 길에서 하루를 보낸 사람들이 한 상 앞에 앉았습니다.
숯불에 통째로 올린 전어구이를 다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살을 발라내지 않고 그대로 구워 낸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손님들도 이내 그 맛에 빠져들었습니다.
멜린다 씨는 이틀간의 밥상에서 맛뿐 아니라 따뜻한 마음도 배웠다고 전했습니다.
로버트 씨도 다채로운 맛 덕분에 마음이 열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찬원이 함께 차린 이틀간의 밥상은 그렇게 정으로 남았습니다.
말보다 밥상이 먼저 마음을 열어 준 자리였습니다.
오십여 시간을 날아온 길이 아깝지 않은 이틀이었습니다.
손님 곁을 끝까지 지킨 이찬원의 모습도 오래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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